사색송어는⋯

사색송어는 안희종의 개인 홈페이지입니다. 이름은 어슐러 르 귄의 『머나먼 바닷가』 속 한 구절에서 따왔습니다.
아렌,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에 섣부르게 택하지 말도록 해라. 어렸을 때 나는 존재하는 삶과 행위하는 삶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단다. 그러곤 송어가 파리를 물듯 덥석 행위의 삶을 택했지. 그러나 사람이 한 일 하나하나, 그 한 동작 한 동작이 그 사람을 그 행위에 묶고 그로 인해 빚어진 결과에 묶어 버린단다. 그리하여 계속 또 행동하도록 만드는 거다. 그러면 지금처럼 행동과 행동 사이의 빈틈에 다다르기란 정말로 어려워지지. 행동을 멈추고 그저 존재할 시간, 자신이 대체 누굴까를 궁금해할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거다.

처음 읽은 후로 이 구절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슴 속에 깊게 자리잡았습니다. 메모에 적어두고 몇 달마다 한 번씩 꺼내 읽었습니다. “ahn.heejong” 이라는 이름 아닌 이름 뿐이던 홈페이지에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졌을 때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.

송어가 파리를 물듯 행위하다 보면 끝나있는 하루가 쌓여갑니다. 그 사이 사이 가만히 존재하고 느끼는, 자신이 대체 누굴까를 궁금해할 시간을 잃지 않는 사람이고 싶습니다. 글을 쓰다보면 조금은 더 그럴 수 있는 것 같아 글을 씁니다.

안희종은⋯

플렉스팀에서 일합니다. 전산학과를 거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. 점차 바뀌어가는 관심사를 따르다 보니 지금은 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.

사랑하는 배우자와 두 고양이와 함께 삽니다. 책, 음악, 영화, 게임 등 창작물을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. 더 잘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 더 자주 보고 듣고 체험하려 노력합니다. 아름다운 것에 반하는 이들에게 반합니다.

요즈음은 이런 질문들을 갖고 살아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