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 속에 묻어둔 채

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

지난 금요일, 그러니까 그제는 회사에서 가장 친한 동료 중 한 명의 마지막 출근날이었다. 회사의 누구도 원하지 않은 퇴사였지만 동료의 개인적인 상황과 약간의 불운, 부주의 등이 복잡하게 엮여 입사 1주년을 조금 앞두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. 나는 조금 슬프고 많이 아쉽다. 아니 많이 슬픈지도 모르겠다. 아니 사실은 많이 슬프다.

마지막 밤은 회사에서 우연히 곱창을 함께 먹으러 모였다가 지난 몇 달 부쩍 친해진 – 이제 ‘회사 동료’보다 ‘친구‘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– 사람들과 함께 보냈다. 술은 입에 대는 둥 마는 둥, 한 주의 피로가 모여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함께 시답잖은 이야기들로 새벽을 붙들다 결국 세 시 반이 조금 넘어 ‘앞으로도 자주 보자’는 뻔한 안녕과 함께 헤어졌다. 어디 외국으로 영영 나가는 것도 아닌데 자주 봐야지!

어쩌다보니 이 년이 채 안 된 짧은 경력으로 벌써 세 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다. 늘 함께 일했던 이들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는 입장이었다. 그래서인지 이렇게 친하고 든든한, 일상의 많은 부분을 함께한 동료를 떠나보내는 일이 좀 낯설다. 전 동료들도 이렇게 복잡한 기분이었을까–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. 어떻게 해야 잘 보내는걸까 고민하는 한편,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로만 가득찼던 내 모습이 이제야 뒤늦게 좀 부끄럽기도, 미안하기도.

첨부한 영상은 내 대학 시절의 큰 부분을 차지한 ‘여섯줄’이란 동아리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참여했던 2013년도 봄학기 엔딩이다. (나는 영상 왼쪽 어딘가에 있다)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부르는 합창을 우리는 엔딩이라 불렀다. 처음이어서 더 기억에 남는 건지, 그냥 노래가 좋은 탓인지, 누군가와 안녕을 이야기 할 때면 나는 이 노래가 생각난다. 이제는 사실 이 때 함께한 사람들 중에서도 자주 얼굴 보고 사는 사이는 거의 없지만…

그래 뻔한 안녕이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. 정말 앞으로도 얼굴 보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. 어딜 가서도 몸 건강히 잘 지내고, 다음에 볼 땐 그동안 잔뜩 쌓아둔 설레고 신나는 이야기를 풀어주길 바라요.